범죄도시 시리즈는 2017년 1편을 시작으로 2024년 4편까지, 매 작품마다 흥행을 이어오며 한국형 액션 프랜차이즈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영화입니다. 각 편마다 개성 있는 악역과 몰입도 높은 전개, 그리고 마동석 특유의 묵직한 액션이 시리즈의 정체성을 형성해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범죄도시 1편부터 4편까지의 스토리 구성, 액션 스타일, 악역 캐릭터를 중심으로 심층 비교해보겠습니다.
스토리: 범죄도시 시리즈의 전개 흐름과 내러티브 변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단순한 범죄 액션 영화 그 이상입니다. 마석도 형사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각 편마다 배경과 사건, 악역이 모두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독립된 이야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시리즈 전체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1편부터 4편까지 스토리의 흐름은 점차 현실적인 범죄 수사극에서 오락성과 스케일을 중시하는 블록버스터로 진화했습니다.
1편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점에서 독보적인 리얼리티를 자랑합니다. 서울 가리봉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 조직 '흑룡파'와 그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핵심이며, 실존 인물 '장첸'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마석도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 조직폭력배를 진압하며, 형사물의 사실성과 범죄 영화의 무게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특히 경찰과 조폭 간의 긴장감 넘치는 대립 구조가 정교하게 짜여 있어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범죄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합니다.
2편에서는 배경이 국내에서 해외(필리핀)로 확장되면서 스케일이 크게 커졌습니다. 강해상이라는 사이코패스 악역은 무차별적인 살인과 납치를 일삼고, 마석도는 광역수사대로 전입된 후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그를 추적합니다. 국제적인 수사라는 설정은 이전 편보다 훨씬 더 역동적인 전개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악역이 한국인이면서 해외를 무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에서 다층적인 갈등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스토리의 긴장감은 유지되면서도, 대중적인 오락성은 크게 증가한 작품입니다.
3편은 전편들과 비교해 약간의 실험적 구성이 돋보입니다. 기존의 살인이나 폭력 중심의 범죄가 아니라 사이버 범죄, 기업형 사기 등 현대 사회의 이슈를 반영한 점이 특징입니다. 마석도는 이번엔 서울청에서 활동하며 첨단 기술을 이용한 범죄 조직을 상대하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신선한 동시에, 일부 관객들로부터는 약간의 이질감으로 느껴졌습니다. 액션보다는 구조적인 스토리에 집중하며,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범죄 수사의 복잡성과 경찰 내부의 조직 운영이 많이 부각됩니다.
4편은 전편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종합판에 가깝습니다. 스토리의 배경은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마석도는 이제 서울청 특수수사팀에서 활동하며 국제 카지노 관련 조직을 쫓습니다. 복수의 빌런이 등장하고, 각자의 목적과 행동이 얽히며 서사의 복잡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장이수라는 빌런은 단순한 악의 화신이 아니라,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권력 욕구가 결합된 인물로 등장하여 더 풍부한 내러티브를 제공합니다. 전개 속도는 매우 빠르고, 기존 시리즈보다 더 많은 캐릭터와 사건이 등장하는 만큼, 관객에게는 빠른 몰입과 집중을 요구하는 영화입니다.
요약하자면, - 1편: 실화 기반 + 리얼리티 중심 - 2편: 국제적 확장 + 사이코패스 대결 - 3편: 사이버 범죄 + 경찰 내 변화 - 4편: 복합 구조 + 오락성과 몰입감 강화
범죄도시 시리즈의 스토리는 매 편마다 진화를 거듭하며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습니다.
액션: 진화하는 마동석의 파워와 액션 스타일 변화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가 바로 ‘액션’입니다. 마동석이 직접 설계한 주먹 액션은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으며, 회차가 거듭될수록 더욱 다채롭고 화려한 스타일로 발전해왔습니다. 단순한 맨주먹 싸움에서부터 도심 추격전, 대규모 전투, CG 활용까지, 액션의 질적·양적 성장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편은 현실적인 거리 싸움이 중심입니다. 마석도는 진압 기술에 가까운 거칠고 무게감 있는 타격으로 상대를 제압합니다. 장소도 대부분 폐건물, 골목길, 사무실 등 협소한 공간이어서 몸싸움의 밀도와 긴장감이 매우 큽니다. 특히 장첸과의 라스트 격투씬은 거의 숨 쉴 틈 없는 구성이며, 관객에게 진짜 때리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할 정도로 리얼하게 연출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마동석 주먹’은 브랜드가 되었죠.
2편에서는 액션의 무대가 넓어지고 장면 연출이 훨씬 역동적으로 변합니다. 필리핀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호텔에서의 정면 대결, 지하실에서의 근접전 등 다양한 액션 세트피스가 준비되어 있으며, 액션의 스케일과 강도 모두 확장됩니다. 강해상과의 싸움은 단순한 타격뿐 아니라, 심리적 긴장감을 동반한 액션으로 깊이를 더합니다. 특히 마석도가 쓰는 연속 타격 기술, 밀어붙이는 파워 스타일은 속도와 강도 모두에서 진화했습니다.
3편에서는 전통적인 격투보다는 기술적인 액션이 부각됩니다. 자동차 추격, 빌딩 침투, 도심에서 벌어지는 다대다 대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액션이 이뤄지며, CG와 편집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됩니다. 마석도의 액션은 여전히 중심에 있지만, 조연 형사들과의 팀워크가 강조되며 다이내믹한 화면 연출이 눈에 띕니다. 슬로우 모션, 이동식 카메라, 고속 촬영 등이 결합되어 오락성은 확실히 높아졌지만, 일부 팬들은 1~2편의 무게감 있는 액션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4편은 완전히 블록버스터 영화의 액션으로 도약합니다. 드론 촬영, 와이어 액션, 대규모 군중 싸움 등 물리적 한계를 넘는 연출이 본격화됩니다. 마석도의 파워는 거의 초인적인 수준으로 묘사되며, 이를 뒷받침하는 편집과 음향 효과가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복수의 악역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다양한 액션 방식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며, 액션을 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줍니다. 다만 현실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과장된 연출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 1편: 리얼 격투 중심 - 2편: 공간 확장 + 심리전 - 3편: 기술적 연출 + 팀플레이 - 4편: 블록버스터급 연출 + 초인적 액션
이처럼 액션은 시리즈가 갈수록 발전했으며, 마동석의 캐릭터성도 액션의 변화에 맞춰 점점 더 ‘히어로화’되고 있습니다.
악역: 시리즈의 진정한 핵심은 강렬한 빌런들
범죄도시 시리즈가 지속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매 작품마다 등장하는 강렬한 악역 캐릭터들입니다. 범죄 영화에서 악역은 단순한 적이 아니라, 주인공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핵심 축입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각 편마다 색깔이 다른 빌런을 내세워 마석도의 상대역을 넘어서 전체 분위기를 지배하게 만듭니다.
1편의 장첸(윤계상)은 지금까지도 ‘전설’로 불리는 빌런입니다. 냉정한 말투, 잔혹한 성격, 비정상적인 폭력성 등, 시리즈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입니다. 특히 윤계상의 이미지 변신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니 내 누군지 아니’라는 대사는 대중적 유행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첸의 등장은 시리즈 전체의 방향성을 결정지은 장면이기도 하며, 이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캐릭터 중심 서사로도 기능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입니다.
2편의 강해상(손석구)은 장첸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빌런입니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내면에는 극단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숨겨져 있어 예측할 수 없는 폭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무자비한 살인 등 그 악행은 더욱 충격적으로 묘사됩니다. 손석구의 눈빛 연기와 비언어적인 위협감은 관객들에게 심리적 공포를 심어주었으며, 이로 인해 ‘역대급 빌런’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편의 악역은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복수의 빌런이 등장하면서 하나의 중심축이 모호해졌고, 천호진-이준혁의 이중 구조는 스토리상 흥미는 있지만 개별 캐릭터의 몰입도를 떨어뜨렸습니다. 이준혁은 후속편에서 재등장 예정이라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각인되기 전의 느낌이었고,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힘은 부족했습니다. 대신 정석적인 악역보다는 기업형 범죄, 회계 조작, 배신 등 현대적인 범죄 형태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습니다.
4편의 장이수(김무열)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빌런입니다.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잔혹함이 뒤섞인 복합적인 인물로, 김무열은 기존의 선한 이미지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광기 어린 범죄자를 설득력 있게 연기했습니다. 특히 말보다 눈빛과 행동으로 위협을 가하는 스타일은 장첸, 강해상과는 또 다른 색깔의 악역입니다. 조직 내 권력 다툼, 과거 인연과의 대립, 극한의 폭력성 등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는 다면적 악역으로 평가받습니다.
요약하자면, - 1편: 전설의 빌런 장첸 - 2편: 조용한 광기 강해상 - 3편: 구조적 악역, 캐릭터성은 약함 - 4편: 내면 갈등 복합형 빌런 장이수
악역의 변화는 시리즈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요소이며, 캐릭터 하나하나가 작품의 몰입도와 인상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단순한 액션 시리즈를 넘어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습니다. 각 편마다 변화하는 스토리 구조, 진화하는 액션 스타일, 그리고 강렬한 악역 캐릭터는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왔습니다. 리얼리티 중심이었던 1편에서 시작해 오락성과 블록버스터 성격이 강해진 4편까지, 시리즈는 계속해서 성장해 왔으며, 특히 악역의 캐릭터성과 마동석의 존재감은 시리즈 전체를 견인한 주요 요소입니다. 다가올 5편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기존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